이상태의 자동차세상

마이바흐 62 중고 구입기

국방타마마 2015. 4. 1. 09:17



지금으로부터 대략 10년전... 제가 대학생일때 있었던 일입니다.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밖으로 나와보니 한눈에 봐도 너무 과도한 차가

떡~ 하니 버티고 있더군요... 저는 이차가 마이바흐 인줄 한눈에 알았습니다.


신기해서 구경해보니 아니글쎄.. 그거 있잖아요 주먹만한 전화번호 써진 쿠션..

그게 앞유리에 데롱데롱 매달려 있는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저는 간지는 롤스로이스 팬텀이 끝판왕이라고 생각했던터라

왠지 모르게 아쉬운(니가 왜 아쉬운데? --)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쿠션에 적힌 번호로 문자를 한통 보냅니다...


내용은 넘 오래되서 생각이 안나지만 대충

그래도 팬텀이 좀 더 낫지 않냐는.. 그런 뜬금포 터지는 문자였죠 ㅋㅋㅋ


엘리베이터 타고 집에 가서 방에 딱 들어오니 전화가 한통오더군요.

받아보니 대뜸 하시는 말씀...


누구십니까??!!!


살짝 쫄았지만 이웃주민이라고 말씀드린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껄껄껄... 술좋아하시나요? 담에 술이나 한잔 합시다!!


뭔가 유쾌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도 술좋아한다고 말씀드린뒤

전화를 끊었습니다..



제가 인수한 마이바흐 62의 실물 사진입니다. 차가 너무 길어서 z4를 바짝 당겨서 주차하고

마이바흐 1.5 칸 먹고 들어가서 겨우 주차를 하기때문에

마이바흐를 뺄때는 후딱 e66 760li 로 빈공간을 메꿔놓으시더군요...


그리고 몇일 후...


그아저씨가 잘지내고 계시나 또 심심해서 문자를 보내보았습니다.

역시나 바로 전화가 오더군요 ㄷㄷㄷ


안그래도 술한잔 하고 싶었는데.... 아중리 xx 으로 오세요~

차는 놓고 오세요~!!!!


그리하여 후딱 택시를 잡아 타고 아중리로 갔습니다.

대략 20명은 앉을법한 테이블에 단둘이 있으니 어색하더군요 =ㅇ=;;


조니워커 블루 양주가 쫙~ 깔려있는데..

저는 맥주를 좋아한다고 하니 한 30병 가지고 오시던 헐~~


그렇게 자동차 이야기가 시작되고...

저처럼 이론에 능통하시진 않으셨지만 차에 관심이 무척 많으셨어요.


김여사가 760li 범퍼를 날려먹었는데 눈물을 흘리며 그냥 자차로 처리한 이야기..

친구분이 slk 빌려가서 사고낸 이야기..

누가 마이바흐를 쭉 긁고 가서 멘붕오셨던 이야기..

z4를 지인분 웨딩카로만 써서 결국 차가 고장났다는 이야기 등등..


작은차는 싫어하시지만 베이런 이나 엔초 중에 하나 구입하는것도

고려하시더군요.


그렇게 아저씨랑 (그때당시 대학생이던)저랑 가끔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그분 연락처가 하루가 다르게 계속 바뀌니 점점 멀어져서

언젠가부턴 소식이 끊기더군요.


그래도 마이바흐 62 도 한번 타볼수 있었던... 그것도 무려 뒷좌석에!!!!

영광도 가질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이바흐에 주차센서 없나요?? --

센서가 없는건지 안킨건지.. 주차 정말 힘들더군요 --;;


그리고 세월이 흘러...


추억속에 마이바흐 62를 제가 인수하기 위해 이리저리 알아보았지만

이차가 어떻게 됐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포기해갈무렵.....

우연히 이차가 독일인에게 판매되었으며 그분께서 차량을 판매하신다는

기적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고 한걸음에 그분이 계신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어릴적 추억이 깃든 차라고 말씀드리고 무난하게 가격흥정이 되어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차량을 이전하고 보험도 가입하고

모든 절차가 끝난뒤 키를 건내받고 시동을 걸어보니

12기통 엔진의 위용이 느껴지더군요..


출발할 찰라... 그 독일인 이름이 특이 해서... 계약서를 다시 한번 살펴보니..

므안우 주얼씨 더군요.


네.. 한글 표기법으로

만우절 씨 죠... ㅋㅋ


여러분 다 속으셨어용 ㅎㅎㅎ 저 위에


그리고 세월이 흘러.. 위로는 진실이지만 그 아래부턴 저에게 속으신거에욬ㅋㅋㅋㅋㅋㅋ